

먹구름 위의 태양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바라 본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한쪽에는 먹구름이 넓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질 것만 같습니다. 별로 보기가 좋지 않습니다. 내 마음 상태를 보여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간혹 우리의 마음이 그럴 때가 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입니다. 지난 1년을 은혜 가운데서 행복하게 지내왔는데, 한해의 끝자락에 사탄이 내 마음을 흔들어대는 듯합니다. 환경이나 상황의 문제가 아니라, 여전히 흔들리고 휘청대고 있는 나의 연약함을 보게 됩니다.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아래로 내리비치는 빛이 보였습니다. 구름 사이사이로 빛이 뻗어 나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 구름에 가려서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태양이 변함없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먹구름이 끼던, 폭풍우가 몰아치던 상관없이 저 높은 하늘에서는 태양빛이 비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폭풍우가 그치고, 먹구름도 걷힐 것입

영광의 보좌에서 말구유로
양복 입은 모습이 멋져보였습니다. 둘째 아들 천영이는 생전 처음 입어보는 양복이라 어색해 했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아비의 마음은 흐뭇하기만 했습니다. 지금까지 별 탈 없이 잘 커준 아들을 보며 감사한 마음이 들었던 것입니다. 작년 이맘때 전도사로 사역을 떠나는 첫째 아들 주황에게 처음 양복을 사주면서 느꼈던 마음과 동일했습니다. 26년 전, 고고(呱呱)의 소리로 자신의 태어남을 세상에 알렸던 그 아이가 어느덧 자라서 성인이 됐습니다. 양복을 멋지게 차려입은 모습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이제 부모의 품을 떠나 자신의 길을 가려고 준비하는 것입니다. 어릴 때에는 부모의 품에서 자랐고, 성장하는 과정에도 부모의 도움을 힘입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세상의 현장에서 홀로서기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도 안심이 되는 것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믿음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믿음으로 세상을 이길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 아들에게 신신당부합니다. ‘너의 삶은 오직 하나


부르심과 순종
하나님께서 미디안 광야의 양치기 모세를 부르시고 말씀하십니다. “모세야, 내가 너를 바로에게 보내어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건져내도록 하겠다”(출3:10) 모세는 두려워하며 “하나님, 내가 누구이기에 바로에게 가며 이스라엘 자손을 인도하여 내겠습니까?”라고 하며 거절합니다. 사람들이 자신을 믿지 않을 거라느니, 말을 잘하지 못한다느니 하면서 가지 못할 이유만 늘어놓습니다. 미디안 사람들이 무서워서 포도주 틀에서 밀타작하고 있는 기드온에게 여호와의 사자가 찾아왔습니다. 그 겁쟁이는 넓은 마당에서 해야 할 밀타작을 숨어서 하고 있습니다. 그에게 “큰 용사여,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시도다”(삿6:12)라고 말하면서 이스라엘을 구원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기드온은 이 놀라운 부르심 앞에서 “나의 집은 므낫세 중에 극히 약하고 나는 내 아버지 집에서 제일 작은 자”라고 자신의 약함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선지자로의 부르심 앞에서 슬퍼


마지막 달력 한 장
‘아니 어느새!’ 세월이 쏜살같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마지막 남은 달력 한 장! 어느덧 한 해가 다 지나가 버렸고, 마음만 조급해집니다. 방학 내내 아무 생각 없이 놀기만 하다가 개학을 며칠 앞두고 밀린 숙제 때문에 안절부절 못하는 아이와 같다고 하겠습니다. 우리는 이제까지 하나님 앞에 많은 약속과 서원들을 했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니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너무 내 멋대로 지내온 것 같습니다. 어찌하겠습니까? 게을러서 밀린 숙제 밤을 새워서라도 끝내야 하듯이, 입술을 깨물고라도 약속한 것들을 실천해야 합니다. 마지막 달력 한 장만이라도 의미 있는 날들로 채워지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우리의 마음도 편할 것이고, 여태껏 우리에게 은혜 주신 하나님께 작은 보답이라도 되지 않을까요? 우리 금년을 멋지게 마무리 합시다. 그리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새해를 새롭게 시작합시다. 또다시 무거운 짐을 안고, 상하고 깨진 마음으로 불편하게 새해를 시작할 수 없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