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살아있습니까?
오랜 세월 목회사역을 하다 보니 하루에 돌잔치, 결혼식, 장례식을 다 다녀본 적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이동하면서 급하게 넥타이를 바꿔 매기도 했습니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통합적으로 경험하는 경우입니다. 축복된 결혼예배를 통해 행복한 마음을 느끼다가 그것도 잠시, 곧 위독한 환자가 있는 병원 중환 자실로 심방을 갑니다. 죽음의 경각에 놓인 분들을 보면서 모든 이들이 맞이할 마지막 때를 생각해 본적이 자주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의 삶이 젊고 건강할지라도 결코 영원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어떤 목사님이 장례식을 인도하고 결혼식장으로 옮겨갔습니다. 의자에 앉아 기도로 준비하다가 너무 피곤했는지 잠깐 졸았습니다. 시간이 다 되어 정신을 차린 목사님이 주례를 시작합니다. "에~ 지금부터 고(故) ***군과 고(故) ***양의 결혼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나 역시 결혼식 주례 중에 기도를 하다가 자매를 형제라고 하는 실수를 범한 적이 있는데, 이 목사님
지각변동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를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는데, 부동산 정책의 실패, LH사태, 불공정, 내로남불, 과도한 네거티브 등 여러 복합적인 원인들로 인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것입니다. 국민의 눈은 정확했고 매서웠습니다. 이제까지 보수야당에 대해서 강력한 회초리를 들었었는데, 이번에는 정부여당을 호되게 꾸짖었습니다. 정치권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어떻게 해서든지 선거에 이겨서 정권을 잡는 것이 목적이었을 것입니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이라도 정당화되었습니다. 그러니 말은 그럴듯했지만, 이중적인 모습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보고만 있지 않았고, 결국 경고장을 날린 것입니다. 이제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자성과 쇄신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여당이나 야당 모두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1년 후
터뜨린 생명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너 마을 젊은 처자 꽃 따러 오거든 꽃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가 주 흥얼흥얼 노래가 절로 나왔습니다. 곳곳에 활짝 핀 진달래꽃이 내 마음을 즐겁게 한 것 같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곳에 진달래가 필 것이라고 생각지도 않고 지나다녔는데, 알고 보니 앙상한 나뭇가지 속에 꽃을 머금고 있었나 봅니다. 때가되니 빵 터치고 아름다움을 드러냈습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오니 어김없이 약속을 지키듯이 꽃을 피워낸 것입니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을 때는 식물들이 다 죽어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들판이거나 앙상하게 벌거벗은 나무로 뎅그러니 서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흙바닥에서,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새순이 돋고 좀 지나니 형형색색의 예쁜 꽃이 피었습니다. 화단의 철쭉도 더 이상 못 기다리겠다는 듯이 꽃망울을 앞다퉈 터뜨리면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