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모습 그대로
최근에 사진이 필요해서 사진관에 가서 촬영을 했습니다. 잘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거울 앞에 서서 머리 손질도 하고 한껏 멋을 부렸습니다. 포즈를 바꿔가면서 여러 번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관 사장님이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한참 작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출력을 해줬습니다. 사진을 보니 마음에 쏙 드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봐줄만 했습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어딘지 모르게 이상했습니다. 거울에 보이는 내 얼굴과는 다르게 보톡스를 맞은 듯이 보였습니다. 포토샵으로 약간 수정한 것 같은데, 본래의 얼굴에 문제가 많았나 봅니다. 십수년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는데, 그때도 사진기사가 컴퓨터 모니터에 떠있는 제 사진을 맘대로 건드렸습니다. 왼쪽 눈을 좀 더 크게 확장하고, 입술의 오른쪽 부분을 위로 들어 올립니다. '어어! 왜 남의 얼굴을 맘대로 구조조정하지?' 하지만 말리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본 사진이 그리 맘에 들지
당신은 바로 VIP입니다
사랑하기에 매일 기도했습니다. 시간을 내어 만나기도 헸습니다. 가족, 이웃, 친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값비싼 선물 수준이 아닙니다. 돈으로는 살 수 살 수 없는 소중한 생명을 전하는 것입니다. 지난 수개월 동안 진짜 사랑의 기회였습니다. 우리 사랑하는 성도들의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코로나19로 인해 경험하게 된 것은, 인간은 참으로 무력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첨단과학의 시대를 살고 있음에도,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돌고 있는 상황에서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감염되고,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는 세상의 모습이었습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권세가 있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연약한 인간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게 된 것입니다. 미래도 여전히 불확실하고 불안한 시대일 텐데,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그러기에 우리는 더욱 힘껏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우리의 존
진짜 좋은 소식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28개월 동안 코로나19로 인해서 힘겹게 살아왔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한다는 소식입니다. 이제 모임 인원이나 시간을 제한하지 않고, 조만간 실외마스크를 풀 수 있고, 실내에서의 식사도 가능해지고, 자가격리도 좀 더 자유스러워진다고 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감염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지만, 서로 만나기도 힘들고, 얼굴도 제대로 볼 수 없는 환경을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격적인 교제도 나누기 어려웠던 관계 단절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우울감으로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신앙생활의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코로나19가 극심할 때는 온라인으로만 예배를 드린 적도 있고, 아예 소그룹모임을 하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나마 우리 교회는 예배를 잘 드려왔던 편이고, 온라인으로라도 각종 양육훈련을 진행해왔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예배의 자리를 떠나는 영적 위기의 상황이었습니다. 아직 완전한 종식은 아
טוב(토브)의 삶
온 세상이 아름다움으로 덮였습니다. 여기저기 도로변과 산자락에 벚꽃과 진달래, 유채꽃 등이 어우러져 형형색색으로 수놓은 듯이 보였습니다. 때가 되면 어김없이 피어오르는 꽃들을 보면 자연의 생명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자연 만물을 지으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찬양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누리는 그 자연의 아름다움마저도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위기의 상황을 맞닥트리고 있습니다.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올라가고, 뜨거운 지구로 인해 바다의 오염, 대형 산불, 가뭄 등의 재난이 계속되고, 전염병과 식량 위기, 생물의 멸종위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궁극적인 두려움은 인간의 탐욕과 교만으로 결국 온 세상이 멸망으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의 아름다움이 파괴되는 근본 원인은 다름 아닌 인간의 죄악 때문입니다. 자연에 조금만 눈을 돌려도 아름다움이 보이는데, 반대로 사
126송이의 꽃
교회 잔디마당에는 봄의 노래가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파릇파릇 새순이 땅을 비집고 올라오고 있는데, 좀 지나면 잔디마당에 푸르른 잔디로 가득 채워지게 될 것입니다. 잡초들 역시 잔디에게 뒤질세라 부지런히 땅을 비집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잡초 같은 것들은 없으면 좋으련만, 푸른 초장의 기쁨을 만끽하려면 잡초와 씨름하는 수고도 필요한가 봅니다. 어쨌든 푸르른 잔디마당을 바라보노라면, 기쁨으로 가득한 얼굴로 뛰놀고 있는 아이들,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우며 행복에 겨워하는 성도님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아니, 봉선동과 광주의 더 많은 이들이 교회 마당을 밟으며 참된 만족을 누리면 좋겠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시 23:1~2). 길가 화단에는 노란색 수선화가 어느새 활짝 피었습니다. 작년에 행복을 맛봤던 터라 언제나 나올까 기다렸는데, 드디어 줄기가 뻗어 나오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