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순이도 아꼈거든
가정축복 대심방중에 설교를 마치고 기도를 하다가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하나님, 똥순이를” 그 순간 웃음이 터진 것입니다. 그 다음에 깜순이, 깜돌이 이름도 부르면서 기도해야 하는데, 웃음이 멈춰지지 않았습니다. 앞에서는 유년부 어린이가 아빠, 엄마와 함께 머리를 숙이고 있습니다. 그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햄스터를 위해 목사님이 기도해주신다고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으고 진지하게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도 속으로는 웃겼을지도 모릅니다. 심방 가서 기도하다가 웃음보가 터진 것은 처음입니다. 간절함으로 기도하는 아이를 생각해서 억지로 얼굴과 목에 힘을 주고 침을 삼켰습니다. 웃음을 꾹 참았습니다. 그리고 ‘똥순이, 깜순이, 깜돌이’ 햄스터 세 마리의 이름을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읽으며 기도해줬습니다. 예전에 강아지가 아프다고 전화가 와서 강아지를 위해서는 기도해봤지만, 햄스터를 위해 기도할 줄을 생각도 못해봤습니다. 시골교회 목
이렇게 좋을 수가~
‘이렇게 좋을 수가!’ 행복한 여행 이야기가 아닙니다. 멋진 집, 고급 승용차, 예쁘고 화려한 옷, 맛있는 요리, 짜릿한 성공 이야기도 아닙니다. 그런 것들도 우리를 만족하게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정도의 기쁨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교회 성도님들 얘기입니다. 우리 교회는 간증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대부분 예수님의 복음을 깨닫고 변화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전혀 교회를 다니지 않던 분이 교회에 나와서 예수님을 만나고 미움과 증오가 사라지고 행복한 삶으로 바뀐 분들, 어떤 이유로 인해 교회를 떠나서 오랜 방황 끝에 우리 교회로 인도 받아 주님을 제대로 만난 분들, 모태신앙으로 수십 년 동안 교회에 다녔지만 이제야 비로소 복음을 깨닫고 예수님의 사람으로 변화된 분들, 타성에 젖은 신앙생활 또는 자아 충만으로 열심을 내는 종교활동을 하다가 이제 십자가 앞에서 자기 죽음을 선언하고 새롭게 거듭난 분들, 여전히 어려운 상황과 형편에도 불구하고
수수방관(袖手傍觀)
지난 월요일(11일) 울산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8살짜리 어린아이가 목줄 없이 돌아다니던 개에게 습격당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아이는 개에게 쫓겨 도망가다가 나뒹굴었고 목과 팔다리를 물리면서 크게 다쳤습니다.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한 여성이 있었는데, 아이가 쓰러져 개에게 공격을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황급히 그 자리를 피해 가는 장면이 고스란히 CCTV 영상에 잡혔습니다. 다행히 그 일을 목격한 택배기사에 의해 그 어린이는 구조받을 수 있었지만, 먼저 지나가던 여성이 좀 더 빠르게 조치를 취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한편 그 여성이 얼마나 무서우면 그랬겠나 싶습니다. 아이를 도와주려다 자신도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선뜻 나서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방관하고만 있을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 어린아이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었습니다. 그때 그곳에는 오직 그 여성만이 있었는데, 소리를 지르거나 갖고 있던 우산을 휘둘러서라도 그 개를 쫓아
믿음과 양심
주차장 차단기가 꺾여있었습니다. 교역자들에게 이유를 물어봤지만, 모른다고 합니다. 누군가가 승용차로 파손하고 그냥 가버린 것입니다. 어찌 한마디 말도 없이 그냥 갈 수 있단 말입니까? 교역자들이 주차장에 설치된 CCTV를 통해 누군지를 찾아냈습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승용차가 주자장에 들어왔는데, 잠시 후에 다시 후진해가더니 차단기를 밀어버렸습니다. 운전이 미숙한 탓에 실수한 듯합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들어와 주차장 깊숙이 주차를 해놓고는 세 명의 여성이 차에서 내려서 차 뒷부분을 여러 번 살펴봤습니다. 비싼 승용차가 망가지거나 흠집이라도 났다면 속이 몹시 상했을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세 명의 여성은 유유히 주차장을 떠나갔습니다. 한 사람이 손으로 차단기를 가리켰고, 모두가 쳐다보고는 그냥 가버렸습니다. 꺾여있는 것에 대해 찔림의 마음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5시간 후에 그들 세 명의 여성은 주차장으로
한여름의 축복
아니, 벌써! 무더운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너무 더워 밤잠을 설치는 날도 많을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빨리 여름 지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름’하면 우리 그리스도인들, 특히 다음세대들에게는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의 시간입니다. 뜨거운 여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여름철에 많은 일을 체험해보았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생전 처음 교회 수련회를 참석하게 됐는데, 그 이후 청년 때에도 수련회만큼은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었습니다. 고등부 여름수련회는 주님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고, 청년부 수련회는 주님의 부르심을 듣고 응답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수련회를 통해 지금 나는 목사로서의 사역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곧 수련회는 인생이 바뀌는 기적의 순간이었습니다. 1985년 여름 조국순례대행진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약 보름정도의 기간 동안 강원도 전역을 발로 밟으며 서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