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코로나19로 인해 세월의 감각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멈춰버린 것 같았는데, 어느덧 가을은 성큼 다가와 있었습니다. 나뭇잎은 붉은색으로 물들어가고 있고, 광주를 조금만 벗어나도 황금들판이 펼쳐져 있습니다. 교회화단에 있는 감나무에도 노란 빛깔의 감이 여러 개 매달려 있습니다.
눈을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면 높푸른 가을하늘에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 있습니다. ‘하늘이 참 멋있구나!’ 절로 감탄이 나오는데, 꼭 자연에 나가야만 보이는 것 같습니다. 평상시에는 하늘을 잘 쳐다보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삶의 여유를 잃어버리고, 그저 바쁘게만 살고 있다는 증거인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래전 여름성경학교 교가가 생각납니다.
“흰 구름 뭉게뭉게 피는 하늘에 아침 해 명랑하게 솟아오른다. 손에 손
마주잡은 우리 어린이 발걸음 가벼웁게 찾아가는 길. 즐거운 여름학교
하나님의 집. 아~ 진리의 성경말씀 배우러 가자”
아이들이 해맑은 미소로 힘차게 노래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 찬양을 배우고 자란 수많은 어린이들이 지금은 어른이 되어 이 나라 곳곳에서 믿음의 삶을 살고 있을 것입니다.
김현승 시인의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가 떠올랐습니다. 그 시중에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라는 내용을 지금 나의 기도로 삼고 싶습니다. 아니 올 가을을 맞이한 우리 성도들의 기도가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급격하게 변화는 상황에 적응하느라 기도하지 못했다면, 코로나19로 인해 불안과 염려에 이끌려 다녔다면, 다시금 기도하는 것입니다. 팬데믹 때문에 우리의 모든 삶이 뒤죽박죽인 것 같습니다. 언택트 시대라고 해서 공동체의 사람들과도 멀어지고 있습니다. 참된 가치가 무엇인지도 헷갈리게 하는 이 세상입니다. 하지만 세상의 흐름을 따라 살다가는 헛되고 헛된 인생이 될 뿐입니다. 우리를 주눅들게 하는 이러한 상황에서 박차고 일어나 거슬러 나아가야 합니다.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맺기 위하여 몸부림쳐야 합니다.
돌아봅시다. 가치 있는 삶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내가 사랑해야 할 한 사람이 누구인지? 마음에 품고 기도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지? 내가 만난 예수님의 생명을 전해주어야 할 소중한 한 사람은 누구인지를?
그리고 기도합시다. 가을의 풍성함이 훨씬 더할 것입니다. 주님의 사랑을 풍족하게 받았기에 그 사랑으로 살게 되는 것입니다.
“이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