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 다니는 교회
운전을 하면서 길을 갈 때였습니다. 차량 소통이 많은 시간인데, 이상하게도 반대 차선에는 차가 한 대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얼마 안 가서 반대편 차선에 차들이 진행하지 않고 줄지어 서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제 앞에 바로 경찰차가 가고 있었는데, 반대편 선두에 서 있는 차 옆에 세우더니 경적을 울립니다. 무슨 일인가 살펴보았더니 반대편 차선의 운전자가 길 가다 말고 잠을 자고 있었던 것입니다. 뒤에 있는 차들은 영문도 모르고 그저 서 있기만 했습니다. 경찰관이 경적을 울려도 계속 잠만 잡니다. 결국 요란스레 사이렌을 울린 다음에야 운전자는 잠에서 깨어나 황급히 떠나갔습니다.
얼마나 피곤했으면 운전하다 말고 길에서 잠이 들었을까 안타까우면서도 그 장면이 퍽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나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꼭 가야만 하는 길을 가다가 계속 가지 못하고 멈추어 서서 잠을 자고 있는 것은 아닌가? 피곤하다거나 여러 형편을 핑계 삼으며 주저앉아 있는 모습은 아닌가? 만일 그렇다면 허송세월을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아니 공동체 안의 다른 사람의 갈 길까지 막아버리는 무익한 존재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영적으로 잠들어 있다면 빨리 깨어 일어납시다. 그리고 힘 있게 달려갑시다.
어떤 분이 ‘걸어 다니는 교회’처럼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직장, 가정생활을 복음이 돌아다니듯이 살고 싶다는 겁니다. 바로 참된 교회의 모습입니다. 만일 봉선중앙교회 성도들 모두가 복음이 충만한 교회가 된다면 영적혁명이 일어날 것입니다. 한사람 한 사람이 교회다운 교회가 되어 가정, 지역, 직장, 학교 등 구석구석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물들이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150만 명의 광주가 하나님의 영광으로 충만한 거룩한 도성이 되는 날도 멀지 않을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오징어 게임’은 수백억 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을 통해 인간의 본능과 욕망을 들여다볼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 그런데 몇몇 등장인물들을 통해 기독교를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정 안에서 온갖 악한 짓을 저지르는 반사회적인 목사,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 쓰인 십자가를 들고 다니면서도 위험한 상태에 놓인 사람을 도와줄 생각은 없이 그저 ‘예수 믿으세요’라고 말하는 이기적인 전도자가 등장하는데, 그들의 모습은 참된 그리스도인도 아니요, 교회도 아닙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에게는 교회가 그런 곳이라고 오해하도록 만들 것입니다.
진짜 교회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성령님의 강력한 임재하심으로 충만한 은혜와 기쁨을 누리는 교회, 그래서 예수님처럼 사랑하고 섬기는 교회, 불안한 시대를 살고 있는 이들에게 소망을 주고 생명을 주는 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정말 간절히 보고 싶습니다. 우리 교회 성도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연합되어 예수님 닮은 자로, ‘걸어다니는 교회’로 살아가는 모습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