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눈물
김 목사는 웬만해선 눈물을 흘리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가끔 “당신은 정서가 메말랐어요”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어릴 적 울보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로 많이 울었다고 하는데, 그때 너무 많이 흘려서 커서는 흘릴 눈물이 없었는가 봅니다. 철없었던 청년시절에는 눈물을 흘려야 더 많은 은혜를 받을 것 같아서, 억지로 슬픈 일을 떠올리며 기도했던 우스꽝스러운 일도 있었습니다.
울보 아내가 부러울 때도 있었습니다. 기도만 하고 나면 눈이 벌겋게 퉁퉁 부어 있을 때가 많답니다. 제가 어쩌다 흘리는 눈물에 비해 수백 배, 수천 배는 더 많이 흘렸을 겁니다. 하늘 아버지의 사랑에 감격해서 울고, 자신의 연약함 때문에 울고, 주님을 더 사랑하지 못한 것 때문에 울고, 성도들을 가슴에 품고 울고 있습니다. 우는 자에게 임할 하나님의 긍휼의 은혜를 생각하니 부러웠던 것입니다.
그런 김 목사가 요즘 예배 때마다 자주 눈물을 흘립니다. 이상합니다. 주책없이 눈물은? 이것이 은혜이고 사랑인가 봅니다. 찬양을 부르고, 말씀을 나누고, 기도를 인도하면서 ‘예수님의 은혜, 십자가의 사랑’을 생각하면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주님께 죄송해서 회개기도하면서,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중보기도하면서, 민족과 열방의 안타까운 영적현실을 놓고 기도하면서 눈물을 흘립니다.
성령님의 은혜입니다. 찬양하고 기도하는 중에 주님의 사랑이 가슴 깊은 곳에서 경험되었고, 세상을 향한 주님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나사로의 무덤 앞에서, 그리고 예루살렘의 멸망을 바라보며 우셨던 예수님을 조금이라도 닮아가는 것 같아 감사할 따름입니다.
균형이 잡혀지는 것 같습니다. 제자훈련, 성경공부에 강한 교회는 영적 감성이 메마른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에 찬양과 기도를 많이 하는 교회가 말씀의 기반이 약해서 신앙이 쉽게 흔들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는 새가족반, 성장반, 제자훈련, 어 성경이 읽어지네 등을 통해 복음진리로 견고히 세워질 뿐 아니라, 성령의 임재하심으로 진정한 영혼의 회복과 생명의 역사를 이루는 교회로 세워져가고 있습니다.
목사의 영적 감성이 풍부해졌습니다. 성도님들 역시 동일한 은혜를 맛보고 있는 듯합니다. 예배를 마치고 돌아가는 분들과 인사를 나누다보면, 많은 분들이 눈물에 젖은 얼굴일 때가 많습니다. 에스겔 47장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강단을 통해 은혜의 강물이 흘러가는 듯합니다. 모든 성도님들이 은혜의 자리에서 치유를 경험하고, 사랑의 능력을 회복하고, 하나님나라의 비전을 공유하면 좋겠습니다.
신록의 계절입니다. 온 세상에서 생명력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영혼은 더더욱 소성하는 은혜를 누려야 할 것입니다. 김 목사와 성도들의 눈물이 주님 앞에 서는 그날까지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