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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양심

주차장 차단기가 꺾여있었습니다. 교역자들에게 이유를 물어봤지만, 모른다고 합니다. 누군가가 승용차로 파손하고 그냥 가버린 것입니다. 어찌 한마디 말도 없이 그냥 갈 수 있단 말입니까? 교역자들이 주차장에 설치된 CCTV를 통해 누군지를 찾아냈습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승용차가 주자장에 들어왔는데, 잠시 후에 다시 후진해가더니 차단기를 밀어버렸습니다. 운전이 미숙한 탓에 실수한 듯합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들어와 주차장 깊숙이 주차를 해놓고는 세 명의 여성이 차에서 내려서 차 뒷부분을 여러 번 살펴봤습니다. 비싼 승용차가 망가지거나 흠집이라도 났다면 속이 몹시 상했을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세 명의 여성은 유유히 주차장을 떠나갔습니다. 한 사람이 손으로 차단기를 가리켰고, 모두가 쳐다보고는 그냥 가버렸습니다. 꺾여있는 것에 대해 찔림의 마음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5시간 후에 그들 세 명의 여성은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차단기를 잠시 쳐다봅니다. 그리고 주차해뒀던 차에 올라타고 아예 사라져갔습니다.

5일 동안 기다려봤습니다. 혹시라도 찾아와서 기물파손에 관하여 죄송한 마음이라도 표현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결국 오지 않습니다. 지금 그 세 분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지내고 있을까요? 그중에 한 사람이라도 ‘그러면 안돼!’라고 했다면, 그렇게 가버리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중에 양심이 살아있는 한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저런 분들을 유유상종이라고 하는 걸까요?

그런데 그분들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세상이 이렇게 온갖 악으로 충만한 것은 양심이 더러워진 사람들로 가득하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본래 하나님이 인간에게 양심을 넣어주셨습니다. 국어사전에서 ‘양심’의 의미를 찾아보니 ‘어떤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 선과 악을 구별하는 도덕적 의식이나 마음씨’였습니다. 그러니까 ‘양심’이 잘 작동하게 된다면 옳은 일을 행하고, 도덕적인 사회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양심’이 인간의 범죄로 인해 더러워진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에는 착한 양심(딤전 1:19), 깨끗한양심(딤전 3:9), 그리고 화인 맞은 양심(딤전 4:2), 더러운 양심(딛 1:15) 등 두 부류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별히 주목할 수 있는 내용은 착한 양심과 깨끗한 양심을 말할 때는 세 번씩이나 ‘믿음’을 병렬적으로 언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딤전 1:5, 1:19, 3:9).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사람들이 비로소 선한 양심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 역시 내 안에 성령님이 계시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타락한 본성으로 아무렇지 않게 살았을지 모릅니다.

또 한 차례 성장반 훈련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복음의 은혜로 충만했습니다. 15명의 훈련생들이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으로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 아니라, 정말 예수님 믿는 사람으로 거듭난 것입니다. 바로 깨끗한 양심으로 믿음의 비밀을 소유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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