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 동무, 그 사진 지우시라우여~
2년 전에 꿈에 그리던 북한 땅을 밟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기만 합니다. 새벽마다 한국 최초의 선교사 로버트 토마스 선교사님의 순교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대동강변을 산책하며 기도하였고, 신기한 듯이 평양 시내 한복판을 걸었습니다. 매년 군사력을 뽐내기 위해 대규모 열병식이 벌어지는 김일성광장에서는 평양부흥집회가 열리는 날을 꿈꾸며 발로 밟고 기도했습니다.
5박 6일을 평양에 머무르면서 하루는 동쪽 끝 강원도 원산으로, 또 하루는 서쪽 끝 평안남도 남포시와 온천군을 돌아봤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은 남쪽의 판문각과 개성으로 달리면서 우리 민족의 반쪽의 땅 북한 전역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북한에서 동해바다와 서해바다를, 그리고 판문각에서는 몇 걸음만 내딛으면 닿을 수 있는 대한민국 땅을 바라보게 되는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판문각이 가까워지자 갑자기 스마트폰에서 ‘카톡카톡카톡’ 소리가 연이어서 터져 나왔습니다. 이제까지 끊어져 있었던 대한민국의 전파수신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서울을 출발해 중국 베이징을 거쳐 멀리 돌아서 갈 때만 해도 참으로 멀게만 느껴졌는데, 역시 하나의 땅, 하나의 민족이었습니다.
평양을 비롯해 가는 곳마다 가장 많이 눈이 띤 것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마을 입구에 높이 세워져있는 하얀색 영생탑입니다. 거기에는 이런 문구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내용 아닙니까?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신 것이 아니라, 김일성 김정일이 함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영생탑이 북한 전역에 4,000여개가 있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그들이 하나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목격한 그 땅의 모습은 곳곳마다 민둥산이었습니다. 그 땅에서는 5월의 푸르름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황량한 나라인데, 그 땅의 메마른 영적인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이동을 하다가 길거리에 세워져있는 김일성 김정일 동상을 스마트폰으로 찍었습니다. 그때 버스 뒷좌석에 있던 북한 지도원이 다가오더니 말합니다. “선생동무, 그 사진 지우시라우여~” 태양상을 찍을 때는 사진이 잘리거나 비뚤어지면 안 되고 똑바로 잘 나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곳은 하나님이 아닌 온통 사람이 숭배 받는 땅이었습니다. 그 땅의 백성들은 억압과 굶주림으로 고통당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그 땅이 회복되길 기도할 뿐입니다. 황폐한 땅이 푸르른 나무들로 가득하고, 영적으로 메마른 땅에 푸르고 푸른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는 그날까지 우리는 기도를 쉬지 아니할 것입니다. 2년 전 우리 교회 마당에서 채취한 흙을 가져다가 대동강변에 흩어 뿌렸고, 대동강변에서 담아온 흙은 우리 교회 잔디마당에 뿌렸습니다. 155년 전의 토마스 선교사님의 피 흘림의 순교정신이 우리에게 전이되어 봉선중앙교회에 영적부흥의 역사가 일어나고, 황폐한 북한 땅에는 우리가 믿는 예수 복음으로 말미암아 축복의 땅이 될 날이 속히 오면 좋겠습니다. “주님, 이 민족을 다시 부흥케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