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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靈光)에서 영광(榮光)을

“목사님, 영광입니다!”

어느 성도님이 만나자마자 몹시 행복한 얼굴로 인사를 했습니다. 나 역시 너무 반가웠고, 한편 영광이라는 말에 과분함을 느끼면서 손을 맞잡았습니다. 성도님은 계속 싱글벙글하면서 “여기가 영광입니다!”라고 하는 겁니다. 그 말에 한바탕 웃었습니다.

역시 멋지신 하나님이셨습니다. 구름기둥으로 해를 가려주시고, 하루종일 선선한 바람을 영광에 보내주셨습니다. 우리는 그곳에서 하나님께 찬양으로 영광을 올려드리면서 ‘BJ 어울림한마당’ 하루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성도들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최근 3년 사이에 가족이 되신 분들은 처음 보는 얼굴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드디어 서로 얼굴을 알고, 이름을 알게 된 한가족공동체가 된 것입니다.

영광 한마음공원이 사랑과 기쁨의 열기로 가득 찼습니다. 하나님의 가족을 이룬 온 성도들이 서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함께 어우러져 즐겁게 뛰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흐뭇했습니다. 오랜만에 마스크를 벗고 사랑하는 성도들의 얼굴을 마주 대하고 교제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기쁨으로 섬기는 분들이 많아서 더욱 풍성한 한마당이었습니다.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한 분들, 음식을 맛있게 준비한 분들, 물품장비를 나르고 설치한 분들, 선물을 기증한 분들, 또한 영적가족들을 돌아보며 사랑으로 섬긴 분들, 그분들 모두가 사랑의 수고를 아끼지 않았기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저 역시 한몫했습니다. 어울림한마당을 마무리하기 전에 전체 성도님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자 마을대항 이어달리기를 제안하고 담임목사인 저도 선수로 자원했습니다. 담임목사와 교역자, 마을장 장로님들이 교회공동체에서 앞장서서 달리겠다는 의미였습니다. 1번 주자로 준비하고 출발신호에 맞춰 힘껏 내디뎠습니다. 아뿔싸,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출발과 동시에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이마가 깨지고, 팔다리에 타박상을 입었는데, 그 순간에는 목과 팔다리가 다 마비가 일어날 정도였습니다. 어찌할 수 없어 바닥에 누워있는 목사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다들 많이 놀라셨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하나 되는 믿음의 공동체였습니다. 그 일을 통해 자기의 믿음을 돌아보시는 분들, 기도를 더 많이 해야겠다는 결단하시는 분들, 교회 공동체를 더욱 귀하게 여기시는 분들, 복음사역에 헌신하는 담임목사가 귀하다고 깨달은 분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전복죽’ 쿠폰을 보내주면서 응원해준 학생도 있었고, 수요예배 시간에 만난 초등학교 여자아이는 저를 보고는 “목사님, 괜찮아유?”라고 물었고, 그 옆의 아이는 “어쩌나!” 하면서 안타까운 표정으로 제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주님이 하셨습니다. 오직 주님께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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