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이긴 싸움입니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 시리아와의 경기에서 후반 막판에 1:1 동점을 허용하면서 벼랑 끝까지 몰리는 위기의 상황이었습니다. 그대로 끝나게 되면 월드컵 본선진출에 암운이 드리워졌을 텐데, 후반 44분에 손흥민 선수의 극적 결승골로 가까스로 2:1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경기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동점이 되는 순간부터 수명이 단축될 정도로 불안불안하고, 매순간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의 연속이었을 것입니다.
집에서 그런 축구경기를 보게 되면 아내는 이내 방으로 들어갑니다. 애국심이 충만한 만큼 전력이 비등비등하든지, 밀리고 있을 때는 불안해서 견딜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직접 관전하지 않고 대신 틈틈이 경기 상황에 대해 물어봅니다. 이기고 있는 순간순간의 짜릿함을 보여주고 싶어서 나와 보라고 해도 아내는 끝내 거절합니다.
반면에 이겨놓은 그 경기를 재방송으로 시청한다면 긴장감은 사라집니다. 이미 승리의 결과를 알기에 그 어떠한 긴장감이나 불안함을 느끼지 못합니다. 설령 상대방의 공격수들이 맹공을 퍼붓고 있어도, 거의 끝날 때까지 1대0으로 지고 있어도 전혀 걱정하지 않고 여유롭게 즐깁니다. 최종결과는 승리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이겼는데도 불구하고 재방송을 보면서 질 것 같은 불안감 때문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다면 바보같은 모습 아닙니까?
우리 역시 이 땅에서 치열한 영적 전투를 치르고 있습니다. 사탄마귀에게 맹공을 당하면서 심각한 위기의 상황을 맞았을지도 모릅니다. 몸과 마음이 힘들고, 형편도 어렵고, 실패의 연속일 수 있습니다. ‘이대로 끝나면 어찌하나?’라는 염려와 불안에 사로잡혀 살아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의 말씀을 들어봅시다.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요 16:33). 힘겹게 경기를 치르는 것 같은데, 이미 이겨놓으셨다고 하십니다. 결과는 이미 확정되었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결과인데, 어디에서 그 일을 이루셨습니까? “통치자들과 권세들을 무력화하여 드러내어 구경거리로 삼으시고 십자가로 그들을 이기셨느니라”(골 2:15).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이미 이겨놓으셨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하늘 보좌에 앉아서 왕으로 다스리고 계십니다.
우리가 그 예수님의 피흘리심의 은혜로 구원받은 것이 분명하다면, 최종승리는 확실하게 보장받은 것입니다. 나중에 시상대에 올라서 승리의 트로피를 받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지금 상황이 안 좋아도 염려할 필요 없습니다. 주님이 십자가에서 이겨놓으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사실을 잘 모르고 패배할 것 같아서 계속 움츠리고 있든지, 무서워하면서 마귀가 시키는 대로 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입니까?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미 승리하셨습니다. 우리가 그분 안에 있기만 하면 승리는 보장받는 겁니다. 주님과 함께 승리의 영광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