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유감(?)
너무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몰려왔습니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아들의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큰 아들 김주황 전도사가 3년간의 신학훈련을 마치고 15일(화)에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나의 모교 후배여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부르심을 받아서 본격적으로 목회자의 길을 들어선다는 것이 대견스럽기만 합니다. 먼저 목회자의 삶을 살고 있는 아버지로서 맘껏 축복해주고 격려해주고 싶었습니다. 신대원 졸업이 아니고 다른 과정의 일반 졸업식이라면 이렇게 아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25년 전 나의 신학대학원 졸업식 때는 아내와 어린 두 아들, 그리고 가족들과 교회 성도님들의 넘치는 축하를 받았습니다. 얼마 전에는 그때 찍었던 사진을 보며 추억을 떠올려보기도 했습니다. 신대원 3년 동안 교회 사역을 병행하면서 신학훈련을 받는 것이 쉽지 않았기에 졸업식은 더욱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축하받는 시간이기보다는 새로운 사명과 헌신을 다짐하고 나아가는 출발점이었습니다.
아들 역시 지난 3년 동안 성경적이고 개혁적인 신학을 공부하며, 교회에서는 영혼사랑으로 몸부림치며 씨름해왔을 것입니다. 이제는 더욱 준비된 사역자로 달려가는 것입니다. 총신 신대원 교정에 세워진 돌비에 쓰인 ‘신자가 되라, 학자가 되라, 성자가 되라, 전도자가 되라, 목자가 되라’는 다섯 가지 교훈을 가슴에 깊이 새기고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한편으로 짠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 길을 먼저 걸어왔고, 그 삶이 어떤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들을 목회자로 부르신 분이 주님이시고, 그러기에 함께 하실 주님만을 기대하며 감사한 마음입니다. 요즘 우리가 묵상하고 있는 여호수아서의 말씀으로 권면하고 싶습니다. “아들아,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수 1:9).
언젠가 아들이 전화해서 아빠를 존경한다고 하면서 덧붙여 말한 내용이 나의 마음에 새겨져 있습니다. “아빠, 내가 지켜볼 거예요. 변하지 마세요!”. 지금도 하나님이 보고 계실 뿐만 아니라, 아들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기만 하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목회자로 살고자 합니다. 그리고 나 역시 그렇게 말하는 아들을 지켜보려고 합니다. 부르심을 받을 때의 초심을 잃지 말고 흔들림 없는 믿음으로 오직 주님과 복음을 위해서 달려가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신대원 졸업식에 참석해서 함께 사진을 찍으며 기쁨을 나누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장래에 최종적으로 주님 앞에서 인생 결산할 날을 기대해봅니다. 그때는 주님께서 친히 안아주시면서 ‘수고했다’고 축하와 격려를 해주실 것입니다. 하늘의 꽃다발을 주실지도 모릅니다. 그날 그 영광의 자리에 우리 봉선중앙교회 성도들도 한사람 예외 없이 참석해서 의의 면류관을 쓰고 주님과 함께 기뻐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