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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크리스마스

고 1때 예수님을 영접한 이후 40번째 맞이하는 성탄절을 앞두고 있습니다. 1981년 가을에 교회에 처음 발을 들여놓고 추수감사절에 이어 곧바로 성탄절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한 달 전부터 연습을 하고, 24일 성탄전야에 모여 중창, 성극 등 여러 가지 발표회를 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행사가 끝나면 삼삼오오 놀다가 밤 11시가 되면 이제 새벽송을 돌기 위해 준비합니다. 그때의 주된 관심은 어느 조에 편성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잘만하면 그날 밤 맛있는 것도 먹고 선물도 푸짐하게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을에 따라서 조금씩 대접이 달랐거든요! 그렇게 해서 조별로 흩어져 마을 마을로 다닙니다. 옛날에는 눈이 참 많이 왔던 것 같습니다. 시골 길을 갈 때는 눈길에 무릎까지 빠지면서 다녔던 기억이 많이 납니다. 성도님들 집 앞에 도착하면 두 세곡의 찬송을 부르는데요, 서로 화음을 맞춰가면서 천사가 방문한 듯이 정성껏 찬송을 불렀습니다. 그렇게 하룻밤을 지내고 25일 오전 성탄축하예배를 드리는데, 벌써부터 그날 오후가 기다려졌답니다. 바로 선물교환시간이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각자가 미리 선물을 준비해 와서 교환하는 것인데, 어떤 선물을, 그리고 누구의 선물을 받느냐가 중요합니다. 가슴이 두근두근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12월 한 달은 바쁘게, 그러나 행복하게 보낸 시절이었습니다.

그때 중창으로 불렀던 성탄 찬양 ‘북치는 소년’은 지금도 흥얼댈 수 있을 정도로 내 뇌리에 새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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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 성탄절은 아주 쓸쓸한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예수님 만나고 한 번도 거르지 않았던 성탄절인데, 40번째 성탄절은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된 축하를 못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유치부 아이들의 귀여운 율동을 볼 수 없고, 재치 넘치는 우리 학생, 청년들의 워십이나 드라마도 없습니다. 신나게 사진 찍고 박수쳐줄 일이 없어진 것입니다. 또한 지난 10년 동안 성탄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계속해왔던 ‘성탄축하 거리행진’,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며 노래하는 ‘성탄절 칸타타’ 등 대부분의 성탄절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었습니다. 이맘때면 교회가 연습하는 아이들로 북적북적해야 하는데, 코로나가 야속할 뿐입니다.

그래서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조용하고 경건한 크리스마스를 보내야 할 듯합니다. 아기 예수님 태어나실 때가 그랬습니다. 대규모의 축하인파는 없었고, 그저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동방박사들과 목자들의 조촐한 축하방문이 있었을 뿐입니다. 오히려 헤롯왕이 아기 예수님을 찾아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바로 그때 예수님은 평강의 왕으로, 우리의 구원자로 이 땅에 오신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불안하게 살아가고 있는 이때, 다른 건 못해도 성탄의 소식은 전해야 할 것입니다.


“기쁘다 구~주오셨네. 만백성 맞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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