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됨의 은혜
오늘 우리는 고려인들과 주 안에서 형제자매로 함께 예배합니다.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지만, 예수님을 믿는 믿음은 하나입니다. 하나님께서 무엇보다도 하나 됨을 몹시 기뻐하실 것입니다.
원래부터 우리는 한민족이었지만, 오래전 조국을 떠난 고려인들은 오랜 세월을 나그네의 설움을 가지고 살아온 것입니다. 구한말 당시 조선인들이 러시아로 처음 이주하기 시작한 때가 1864년이라고 합니다. 그때를 기점으로 1800년대 후반, 1900년대 초반에 수많은 사람들이 극동러시아지역으로 이주를 해갔습니다. 그때 우리나라는 극도로 혼란스러운 때였습니다. 먹고 살기도 힘들었고, 서로 조선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려고 청일전쟁, 러일전쟁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1905년 을사늑약으로 일본에 외교권을 빼앗기고, 1910년 한일합방으로 이 나라가 일본의 식민지가 됩니다. 바로 그 시기에 많은 지식인들과 상업에 종사하는 이들, 독립운동가들이 러시아로 이주해 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1937년 이후 스탈린의 강제 이주정책에 의해 연해주에 살던 172,000명의 고려인들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집단이주를 당하게 됩니다. 그들은 자유를 박탈당했고, 한국어 사용도 금지되어 조국의 말도 잃어버렸고, 마치 유배당한 죄수처럼 심한 고통의 세월을 살아온 것입니다.
이제 강제 이주 당한 지 80년이 훨씬 지난 지금, 그들의 후손들 수천 명이 대한민국 광주에 들어와 살고 있습니다. 고국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현실은 이국땅에서 오랜 세월 나그네 생활을 하다가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그들이 맞닥뜨린 현실은 가난과 차별, 의사소통 및 자녀교육, 의료혜택의 어려움 등 복합적인 문제들로 절망스러울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곳에서도 외국인, 나그네처럼 살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그분들과 함께 은혜의 보좌 앞으로 나아갑니다. 우리 성도님들과 고려인성도님들 모두 주님 안에서 존귀한 분들입니다. 특히 고려인 성도님들은 사랑과 존경을 받아 마땅한 분들입니다. 러시아를 거쳐 중앙아시아로 이주한 고려인 중에는 일본에 저항하며 독립운동을 선도한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는 것에는 그들의 희생도 한몫했던 것입니다.
‘디아스포라 통일선교주일’은 흩어졌던 고려인들과 함께 예배하며 작은 통일을 경험하는 날입니다. 또한 기대하는 것은 고려인들을 포함한 디아스포라 한인들의 매개 역할을 통해 남북의 복음적 통일이 앞당겨지고, 한민족 전체가 복음으로 하나 되어 세계 열방에 복음의 영향력을 미치는 것입니다. 그날이 속히 올 것이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