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송이의 꽃
교회 잔디마당에는 봄의 노래가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파릇파릇 새순이 땅을 비집고 올라오고 있는데, 좀 지나면 잔디마당에 푸르른 잔디로 가득 채워지게 될 것입니다. 잡초들 역시 잔디에게 뒤질세라 부지런히 땅을 비집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잡초 같은 것들은 없으면 좋으련만, 푸른 초장의 기쁨을 만끽하려면 잡초와 씨름하는 수고도 필요한가 봅니다.
어쨌든 푸르른 잔디마당을 바라보노라면, 기쁨으로 가득한 얼굴로 뛰놀고 있는 아이들,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우며 행복에 겨워하는 성도님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아니, 봉선동과 광주의 더 많은 이들이 교회 마당을 밟으며 참된 만족을 누리면 좋겠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시 23:1~2).
길가 화단에는 노란색 수선화가 어느새 활짝 피었습니다. 작년에 행복을 맛봤던 터라 언제나 나올까 기다렸는데, 드디어 줄기가 뻗어 나오더니 꽃망울을 빵 터트렸습니다.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로 아름답기만 합니다. “여러분, 어서 와 보세요! 꽃이 피었습니다. 수선화가 예쁘게 피었습니다!” 크게 외치고, 사람들을 모아 행복을 나누고 싶습니다.
수학을 잘하는 어느 집사님이 수선화가 몇 송이인 줄 아느냐고 묻습니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집사님이 세어봤는데, 126송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감격을 하는 겁니다. 아니 수선화 126송이가 뭔데 그리 흥분하는 걸까요? 이번에 우리 교회 성도님들이 품은 태신자가 126명이기 때문입니다. 그 집사님은 꽃망울을 터트리고 예쁘게 활짝 핀 수선화처럼 126명의 태신자가 예수님 만나고 인생의 꽃을 피우기를 간절히 원하고 계십니다.
저도 그 다음날 오전에 교회 화단의 수선화를 바라보고 있다가 집사님 말씀이 생각나서 그 수를 세어봤더니 129송이였습니다. 그새 몇 송이의 꽃이 더 피어난 것입니다. 오늘 예배를 끝마치고 세어보면 그보다 더 많아졌을 것입니다.
기대가 됩니다. 126명의 태신자가 각기 다른 형편과 상황에 놓여있겠지만, 아무도 예외 없이 인생의 아름다움을 활짝 꽃피워내면 좋겠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메마르고 앙상한 모습으로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최근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SDSN이 공개한 ‘2022 세계 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행복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36위로 최하위권이라고 합니다. 반면 자살률은 1위이고 갈등지수는 3위입니다. 그만큼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분노, 우울증, 불안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희망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그분들을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 그 예수님을 자기 인생의 주님으로 만나는 사람은 고침받고 새로운 삶으로 살게 되는 것입니다. 크게 외쳐보고 싶습니다. “죽음을 넘어 부활생명으로 살아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