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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회 잘 다녀왔습니다.

전남노회 교역자수양회에 다녀왔습니다. 매년 실시하는 수양회였지만, 저희 부부는 이제야 처음 참가했습니다. 지금까지는 교회 목회에만 전념한다고 관심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올해에는 임원에 지명되어 나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참가하게 되었고, 수양회 준비까지 맡아서 섬기게 되었습니다. 내가 오랫동안 속해있던 노회임에도 선후배 목사님 부부들과의 여행은 처음이라 어색함도 있었지만, 가까이서 교제하고 섬기는 가운데 동역자의 소중함과 존경하는 마음을 갖는 기회였습니다.

2박 3일의 일정 속에서 매일 예배를 드렸는데, 그날그날 말씀을 전해주신 세 분의 어르신 목사님들은 역시 영적인 통찰력과 깊이가 있었습니다. 선포된 주님의 말씀을 통해 현실은 암담하고 미래는 불안하지만 주님이 붙들고 계시는 주님의 교회가 희망임을 확신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제자의 길을 묵묵히 가리라 다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부산에서의 하룻밤을 보내고 둘째 날 아침 일찍 일본 대마도행 배에 승선했습니다. 부산에서 1시간 1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해서 금방 도착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출발하고 10여분 지난 다음부터 나에겐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는 고통의 시간이었습니다. 파도가 심하게 치면서 평상시 하지 않던 멀미를 시작한 것입니다. 극도로 출렁이는 배의 화장실에서 몸속에 있는 걸 다 쏟아내며 사투를 벌였습니다. 가히 상상이 되십니까? 목사의 품위는 보이지도 않습니다. 파도로 인해 배는 연착되어 1시간 30분이 넘게 그렇게 씨름하다 하선을 하였는데, 그야말로 기진맥진 상태였습니다. 히타카츠항에 도착한 후 대마도 남단 이즈하라를 향해 2시간 동안 버스 이동을 하는데, 중간에 버스를 세울 정도로 동행자들에게 폐를 끼치기도 했습니다. 주일 지나고 월요일 이른 아침 출발이 무리였나 봅니다. 그런 여행을 감당할 기력조차 없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몸 관리에 소홀했던 것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사도바울이 생각났습니다. 그분은 복음전파의 사명을 가지고 1차, 2차 3차 전도여행, 그리고 죄수의 신분으로 로마로 압송됐습니다. 여행거리는 무려 17,000km 정도 되는데, 때로는 도보로, 때로는 배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세 번 태장으로 맞고 한번 돌로 맞고 세 번 파선하고 일주야를 깊은 바다에서 지냈으며, 여러 번 여행하면서 강의 위험과 강도의 위험과 동족의 위험과 이방인의 위험과 시내의 위험과 광야의 위험과 바다의 위험과 거짓형제의 위험을 당하고, 또 수고하며 애쓰고 ~ 모든 교회를 위하여 염려하는 것이라”(고후 11:25~28). 얼마나 힘든 여정이었을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복음을 위해, 교회를 위해 감당했습니다.

대마도에서 인상 깊은 역사 속의 두 인물을 만났습니다. 한 사람은 ‘아메노모리’라는 일본인 외교관인데, 그는 성실과 신의로 외교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조선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기념관에는 한복을 입은 아메노모리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은 항일운동가 최익현선생입니다. 그는 대마도에 유배되었는데, 일제가 주는 음식을 먹을 수 없다고 하며 곡기를 끊어 ‘아사순국’하신 분이십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지조를 지킨 분이십니다. 이 두 분을 통해 성육신과 절대헌신의 신앙을 새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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