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도 오가는데?

‘벌레는 자유롭게 오가고 새들도 마음껏 날아다니는데, 사람은 다닐 수 없네요!’
북쪽에 가족을 두고 온 자매가 몹시 속상해 하면서 한 말입니다. 가고 싶어도 갈 수 없고, 보고 싶어도 만나볼 수 없습니다. 같은 한반도에 살고 있는 하나의 민족이고, 많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데도 불구하고, 분단의 장벽을 넘을 수가 없습니다. 이 아픈 현실로 인해 매일같이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을 것 같습니다.
평양에서 서울은 2~3시간이면 올 수 있는 거리를 중국을 거쳐 제 3국을 경유해서 죽음을 무릅쓰고 한국에 왔습니다. 중간에 붙잡혀서 북송될 수 있는 위기도 넘겼습니다. 강제 북송될 경우 예수님을 믿는다든지, 한국행을 시도했을 때는 무조건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어져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말로 다할 수 없는 고난의 여정을 거쳐 우리에게 온 자매님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우리 하나님이 함께 하시며 이끌어주신 참으로 귀한 분들입니다.
죽을 고비를 넘어 여기까지 왔으니까 잘 살아야 합니다. 비록 이 땅에서의 삶도 의사소통, 문화차이, 직장생활 등 여러 부문에서 버겁게 느껴질 때가 많겠지만, 이미 목숨을 걸어봤던 자매들이라면 어떤 어려움도 능히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은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들을 택하시고 불러내신 우리 주님께서 언제나 함께 하시고 때를 따라 도우시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중에는 대통령께서 북한 정권의 붕괴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 최근에 태영호 공사를 비롯해 북한의 고위층 인사들의 탈북도 계속되고 있기에 김정은 정권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하나님께서 그분의 방법대로 이루어가시겠지만, 김정은 정권 붕괴와 같은 급변사태가 일어나게 되면 많은 혼란과 어려움이 있게 될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더욱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의 주민들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날이 속히 와야 하는데, 그것은 민족의 복음적 평화통일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남북한 모두 아픔과 혼란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선하신 하나님이 역사하셔서 남북의 정부당국자들의 대화채널이 가동되고, 서로간의 무력이 아닌 평화적인 통일을 도모할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자매들은 통일이 되면 목사님과 함께 자신의 고향에 가겠다고 합니다. 당연히 그래야지요! 하루속히 그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복음적 평화통일이 이루어져 우리 자매님들의 고향을 가보고 싶습니다. 그곳에 있는 가족들과 기쁨의 인사를 나누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그날이 속히 오길 소망합니다. 우리 함께 갈 준비하시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