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순이도 아꼈거든

가정축복 대심방중에 설교를 마치고 기도를 하다가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하나님, 똥순이를” 그 순간 웃음이 터진 것입니다. 그 다음에 깜순이, 깜돌이 이름도 부르면서 기도해야 하는데, 웃음이 멈춰지지 않았습니다. 앞에서는 유년부 어린이가 아빠, 엄마와 함께 머리를 숙이고 있습니다. 그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햄스터를 위해 목사님이 기도해주신다고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으고 진지하게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도 속으로는 웃겼을지도 모릅니다.
심방 가서 기도하다가 웃음보가 터진 것은 처음입니다. 간절함으로 기도하는 아이를 생각해서 억지로 얼굴과 목에 힘을 주고 침을 삼켰습니다. 웃음을 꾹 참았습니다. 그리고 ‘똥순이, 깜순이, 깜돌이’ 햄스터 세 마리의 이름을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읽으며 기도해줬습니다. 예전에 강아지가 아프다고 전화가 와서 강아지를 위해서는 기도해봤지만, 햄스터를 위해 기도할 줄을 생각도 못해봤습니다. 시골교회 목사님들이 간혹 심방을 가서 송아지나 돼지에게도 안수기도 해준다는 얘기가 생각났습니다.
그 어린이는 햄스터를 아꼈습니다. 그 햄스터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기를 원했습니다. 매일같이 정성스레 돌봐주고, 서로 다투고 불안해하는 그 놈들을 위해 기
도를 해줄 것입니다. 그런데 목사님이 심방 오셔서 기도해주신다니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참으로 순수한 마음의 어린이입니다. ‘예수님의 마음으로 동물들을 사랑하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을 사랑하는 아이가 되게 하소서!’
지금 내 손에는 ‘똥순이, 깜순이, 깜돌이’ 보다도 훨씬 존귀한 이름들이 들려져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을 만나고 구원받아야 할 사람들의 이름입니다. 우리 교회 모든 성도들에게 동일한 이름이 들려졌을 것입니다. 지난 두 달간 마음에 품은 태신자를 위해 얼마나 기도해왔습니까?
우리의 착한 어린이는 작은 동물에 불과한 똥순이도 아꼈거든, 하물며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우리 주변의 사람들은 더욱 아낌 받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제 모든세대 새생명축제가 한 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기도책자를 펴고 태신자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불러가며 기도합시다. 그리고 찾아가서 복음을 전하고 초대합시다. 그들은 예수님을 만나야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구원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네가 수고도 아니하였고 재배도 아니하였고 하룻밤에 났다가 하룻밤에 말라 버린 이 박넝쿨을 아꼈거든, 하물며 이 큰 성읍 니느웨에는 좌우를 분변하지 못하는 자가 십이만여 명이요 가축도 많이 있나니 내가 어찌 아끼지 아니하겠느냐 하시니라”(요나 4: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