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파면

노회에서 장로고시를 치르는 분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하는 중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어떤 공동체이건 지도자가 중요합니다. 지도자가 어떠냐에 따라 공동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장로고시를 통과하면 교회에서 장로님으로 세움 받을 텐데, 바람직한 장로상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세 분에게 질문했는데, 모두가 제대로 된 대답을 못했습니다. ‘담임목사님을 잘 섬기겠습니다’, ‘목사님과 성도님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잘 하겠습니다’라고 하는데, 그런 대답을 기대한 것이 아닙니다. 안수집사로 수년간을 지냈을 것이고, 장로 피택을 받은 지도 수개월이 되었을 텐데, 성경적으로 어떤 장로가 되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성경적으로 바람직한 장로상에 대하여 잘 알고 있어도, 그런 장로로 사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더더구나 그런 장로상조차 정립되지 않았다면, 하나님을 사랑하고 성도들을 살피며, 믿음의 본을 보이는 좋은 장로를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는 참 복이 많은 목사입니다. 우리 교회에는 좋은 장로님, 좋은 성도님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말씀에 귀를 기울이면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고자 애쓰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녹록하지 않은 세상 현실에서 그렇게 사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믿음의 삶을 포기하지는 않는 성도님들이 귀하기만 합니다.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되었습니다. 4년 전에 대한민국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하였지만, 탄핵으로 중도에 물러나는 첫 번째 대통령의 불명예를 안게 되었습니다. 그가 대통령상을 바르게 정립하고, 그것을 구현하는 삶을 살기위해 애썼다면 이런 불행을 맞이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재판관이 읽어간 그에 대한 파면 사유 중에는 ‘헌법 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법을 위배했을 뿐만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잘해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무도 완전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올바른 목표를 설정하고,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세워 그대로 이루어가려고 애써야 합니다. 목표와 그것을 성취하기 위한 계획이 없으면, 시작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반면 목표와 계획이 있어도 그것을 위한 수고가 없다면 공수표이거나 망상에 불과할 것입니다.
이제 대선이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 60일 이내에 새로운 대통령이 국민의 손에 의해 선출될 것입니다. 이번에는 바람직한 대통령상을 정립하고, 그것을 구현하려고 겸손과 섬김으로 국민들과 함께 할 대통령이 세워지면 좋겠습니다. 그것을 위해 더욱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