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 아니라 섬김이다


영화 ‘서서평’ 시사회에 초대받아서 오랜만에 영화 관람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의 첫 장면은 의학연구용으로 기증된 서서평 선교사의 시신을 수술실로 옮겨가는 것이었습니다. 영양실조로 고생하다 세상을 떠난 서서평의 몸은 많이 망가져 있었습니다. 수술실 밖에 취재를 위해 와있던 동아일보 기자가 던진 혼잣말이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왜 이렇게 산거야?’

영화 마지막 장면이 뇌리에 새겨졌습니다. 그녀가 떠난 방의 한쪽 벽에 ‘성공이 아니라 섬김이다’라는 글이 쓰여 있었습니다. 왜 조선 땅에 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았는지, 그녀의 삶을 말해주는 글귀였습니다.

서서평(본명 : 엘리자베스 요한나 쉐핑) 선교사는 1912년 간호선교사로 낯선 땅 조선에 들어왔습니다. 그녀는 광주의 어머니라고 불릴 정도로 광주와 함께 하셨던 분입니다. 당시에 배우지 못해 무지하고 힘없는 여성들을 모아 이일학교(한일장신대학교 전신)를 시작했고, 조선간호부회(대한간호협회 전신) 창설과 광주 및 제주 여전도회를 조직해서 전국여전도회연합회를 결성하는 일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서서평 선교사는 외국인이었지만 무명베옷과 고무신 차림에, 보리밥과 된장국을 먹으면서 완전한 조선 사람으로 살았고, 조선 사람을 위해 살았습니다. 같은 동포들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고아와 걸인,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면서 헐벗고 고통 받던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것을 다 내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정작 자신은 영양실조로 삶을 마감하였고, 자신의 몸은 의학연구용으로 기증을 하고 떠난 희생과 섬김의 삶이었습니다. 그녀의 장례식은 광주 최초의 시민사회장으로 치러졌는데, 참석한 1천명의 사람들이 ‘어머니’라고 목놓아 우는 통곡소리는 마치 비행기소리와 같았다고 합니다.

‘성공이 아니라 섬김이다’를 실천한 그녀는 바로 예수님처럼 살았던 삶입니다. 복음과 사랑이 필요한 머나먼 조선 땅에 와서 한 알의 밀알로 썩어진 서서평은 예수님을 따르는 삶이었습니다. 하늘 영광의 보좌를 떠나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막 10:45).

고난주간이 시작되었습니다. 나를 위해 목숨까지 내어주시면서 섬기러 오신 예수님을 묵상하며, 더욱 예수님을 닮아가는 기회로 삼고 싶습니다. 엄청난 사랑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작은 섬김과 희생조차 버거워하는 것이 우리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다시금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 서고자 합니다. 그 은혜에 감격하며 ‘작은 예수’로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한 주간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에서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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