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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온 전화


미국 애틀랜타에서 목회하시는 어느 목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제가 잘 아는 목사님으로부터 소개받았다고 합니다. 그 교회 성도님의 어머님이 봉선동에 있는 요양병원에 입원해 계신데, 심방을 하고 복음을 전해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국내에 잠깐 들어오고 싶어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상황변화 때문에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그 목사님도, 성도님도 전혀 알지 못하는 분들이지만, 복음을 전하는 일이기에 오히려 감사한 마음으로 요양병원에 찾아갔습니다. 병원에 계시는 어머님뿐만 아니라 광주에 있는 가족들이 모두 믿지 않는 분들이어서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기도로 준비하고 심방을 갔습니다.

산소마스크를 쓰고 계시는 어르신에게 미국에 있는 따님이 보낸 목사라고 나를 소개하고는 복음을 전했습니다. 복음을 듣는 중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반응을 했습니다. 복음을 다 전하고 나서 다시 한 번 확인을 했습니다. “이제 예수님 믿고 천국 가고 싶으시지요? 그러면 고개를 끄덕여보세요!” 그랬더니 고개를 아래위로 움직였습니다. 다 알아들으시고 믿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다음날 미국의 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상황을 설명해드렸더니 너무 감사해하면서 한국에 들어오면 꼭 인사를 오겠다고 했습니다. 참으로 귀한 딸입니다. 위독하신 어머님에게 그 무엇보다도 먼저 복음을 전해야 하는데, 당장 귀국하기는 어렵고 어머님은 기다려주지 못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머님의 영혼을 구원하고자 하는 간절함으로 전혀 알지 못하는 목사에게까지 도움을 요청한 것입니다. 그 따님과 통화하면서 어머님을 향한 애틋한 사랑이 느껴졌습니다.

요양병원에서 복음을 전하는 중에 맞은편 병상의 어르신이 임종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아버님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고, 의료진들이 급하게 조치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모든 인생의 가는 길입니다. 그 길이 천국 가는 길이라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병원심방을 다녀와서 평택에 계신 부모님에게 전화를 드렸습니다.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고 늘 죄송한 마음뿐인데, 요즘에는 많이 쇠약해지신 것 같습니다. 안부를 여쭸더니 오히려 아들 걱정만 하십니다. 그러면서 “김목사에게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빈다!”고 축복을 해주셨습니다. 자식을 위한 부모 사랑은 깊고도 넓을 뿐만 아니라, 참으로 길다는 것을 생각해봅니다. 평생 자식 생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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