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 여행


온 국민이 추석 명절을 끼고 특별하게 긴 연휴기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고향을 찾아가는 즐거움만이 아닌 오랜만에 일을 멈추고 쉼을 누리는 기회가 되었을 것입니다. 저희 가족 역시 지난 화요일에 지리산 둘레길을 다녀왔습니다. 군대에서 하루 특별외출을 나온 큰 아들, 서울에서 고향 찾아 온 둘째 아들과 함께 하는 행복한 여행길이었습니다.

지리산 둘레길 3코스로 갔는데, 시간 관계상 가장 좋은 코스라고 하는 매동마을에서 금계마을까지 13Km 정도만 걷기로 하고 출발했습니다. 처음 걷기 시작할 때는 지리산 둘레의 마을과 논과 밭을 지나는 평지 산책길이고, 소요 시간도 3시간 정도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얼마가지 않아서 큰 오산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산책이 아니라 등산수준이었습니다. 산을 다 넘었다 싶으면 또 산을 넘었습니다. 언덕길을 오를 때는 끝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숨을 헐떡거리며 가파른 길을 오르면서 몇 번이나 멈춰섭니다. 그렇다고 되돌릴 수는 없는 일이고, 시간이나 맞출 수 있을지 몰라 또다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20대 중반의 두 아들에게 질세라 더욱 힘을 내어 걸었지만, 나이는 속일 수 없나 봅니다. 어느새 아이들은 오르막길에서 보이지 않습니다(그렇게 아이들은 떠나가겠지요!). 그나마 같은 수준으로 살아가는 아내가 곁에 있다는 것이 위안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때가되면 각자에게 주어진 길로 가겠지만, 같은 길을 함께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배우자도 그런 사람이고, 교회 공동체의 믿음의 동지들도 바로 그런 사람들입니다.

가파른 오르막길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힘겹게 오르고 나면 잠시 평지도 나왔습니다. 어디에선가 선선한 바람도 불어옵니다. 그때 만난 평지의 기쁨은 말로 다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는 훨씬 수월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대하기를 앞길에는 내리막길이 있을 것이고 목적지가 가까워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단지 바람일 뿐입니다. 다시 오르막길이 나올 수도 있고, 아니면 내리막길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그 길은 지나가게 될 것이고 목적지에는 도착하게 될 것입니다.

처음 가본 둘레길 여행을 멋모르고 했습니다. 힘겹게 4시간 30분을 걷고 나니 며칠간 허리와 다리가 뻐근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좋았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가을 정취를 느끼며 걸었던 기억이 오래갈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또 다른 둘레길을 걷고 싶은 마음이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지금 어떤 길을 걷고 있습니까? 힘든 오르막길이어도 낙심하거나 포기하지 마십시오. 쉬운 내리막길이어도 긴장을 풀지 마십시오. 또 다른 길이 앞에 놓여있다는 것이 인생의 묘미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길에 우리 주님께서 언제나 함께 하신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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