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심부름꾼

지난 며칠간 눈이 참 많이 내렸습니다. 하얗게 변해버린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기만 했습니다. 건물, 도로, 가로수, 자동차 등 모든 것이 눈으로 다 뒤덮여서 차별이 없어 보입니다. 더럽고 잘못된 것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옛것은 다 사라지고 새 나라가 된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겨울눈을 주신 것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잠시뿐입니다. 어느새 빙판이 되어서 위험스럽게 되든지, 눈이 녹으면서 길거리는 질척거리고, 감춰졌던 것들은 다시 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눈이 아무리 많이 쌓여도 세상을 새롭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역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아니면 새롭게 될 수가 없습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예수님을 자기 삶의 주인으로 만난 사람들이 새로워지는 것이고, 그 복음으로 충만한 세상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바로 그 복음의 은혜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지난 수요일 오후 늦게 한 청년이 눈 덮인 잔디마당에서 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눈이 높게 쌓여서 쉽지 않았을 텐데, 열심히 눈을 치우면서 길을 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때도 여전히 눈은 많이 내리고 있었지만, 수요예배에 오실 성도님들을 위한 사랑의 섬김이었을 것입니다. 참으로 멋진 예수님 닮은 청년을 보면서 감동하고, 감사의 고백을 올려드렸습니다.
복음이 그를 변화시킨 것입니다. 주님의 은혜를 알기에 교회와 성도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 것이고, 주님이 감동주시는 대로 섬겼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 교회에는 복음으로 살고자하는 예수청년들이 많습니다. 그들도 목사의 든든한 동역자들이 되었습니다.
지난주에는 100명이 훨씬 넘는 성도님들이 교회를 섬길 청지기로 임명받았습니다. 그분들만이 아닙니다. 그 외에도 중보기도, 주방봉사, 교회청소, 차량봉사, 각 사역의 도우미 등으로 대부분의 성도님들이 주님의 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복음의 은혜 가운데 있기에 감사함으로 자원하여 일하는 것입니다.
지난 4년 2개월여를 충성스럽게 교회를 섬겨온 김신도 강도사님과 아쉬운 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낯선 광주에 와서 지금까지 하나님의 심부름꾼 역할을 잘 감당했습니다. 늘 변함없이 신실하고, 순전한 믿음의 동역자였습니다. 복음이면 충분한 목회자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육체까지 변화되었습니다(?). 이제 다시 하나님의 이끄심으로 청주로 옮겨갑니다. 그곳에서도 하나님의 심부름꾼으로, 복음의 막노동꾼으로 멋진 사역을 펼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주님나라와 복음을 위해 부름 받은 자들입니다. 심부름꾼 노릇 잘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