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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승리자


정현, 그가 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고, 희망을 안겨주었습니다. 테니스를 전혀 모르는 나까지도 테니스 황제 페더러와의 4강전을 기다릴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호주오픈에서의 그의 선전은 세계 테니스계에 일으킨 돌풍이었습니다. 그가 발바닥 부상으로 인해 준결승전 도중에 기권을 하고 떠날 때에는 1만 5000여 관중이 기립박수를 보낼 정도였습니다.


정현 선수가 세계적인 선수들을 연파하고 4강 진출이라는 한국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기록을 냈는데, 이미 16강전부터 테이핑을 하고 진통제를 복용하면서 경기에 나설 정도로 발부상이 심했다고 합니다. 나도 청년시절 수십Km를 걸으면서 발에 생긴 물집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었는데, 물집이 심한 상태에서 경기를 할 때 통증이 얼마나 심했을까를 생각해봅니다. 22살의 청년 정현의 부상 투혼은 그의 의지와 성실함을 보여주었고, 넉넉한 그의 미소는 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으로 남았습니다. 그의 미래가 더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그가 이번 대회에서 여섯 차례 경기를 하면서 만난 쟁쟁한 선수들 가운데 대조되는 두 선수가 보였습니다. 정현이 16강에서 조코비치(세계랭킹 14위)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는데, 경기 후에 기자들이 그의 부상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그때 조코비치는 자신의 부상에 대해 말하는 것은 승리자의 영광을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상대 선수의 승리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반면에 32강에서 만난 즈베레프(세계랭킹 4위)는 정현과의 경기가 안풀리자 라켓을 바닥에 집어던지고 발로 밟아 부러뜨리면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 장면이 고스란히 전 세계에 방영되었을 것입니다. 그의 실력은 세계정상급일지 모르겠지만, 그의 태도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경기에 나갈 때는 이기는 것이 목표일 수 있지만, 그것이 최고의 가치가 된다면 어느 순간 사람을 놓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기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우를 범할 수도 있습니다. 승리를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그것보다는 정당하고 성실하게 그리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 땅에 하나님나라를 이루시기 위해 오신 예수님은 겸손히 낮아져 섬김의 삶을 사셨습니다. 언제나 ‘서로 사랑하라’는 최고의 계명을 가르치시고, 십자가에서 그 완전한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십자가의 죽으심을 통해 승리를 이루신 것입니다.


세상에서 경기하는 자로 살아가는 우리가 배워야 되겠습니다. 누군가에 대해 험담하고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마음으로 낮아져서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고 칭찬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게 사랑이고, 주님 닮은 사람의 모습입니다. 그가 진정 승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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