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예수님과 구치소의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횡령 등 여러 죄목으로 결국 구속 수감되었습니다. 전직대통령의 구속은 벌써 4번째로, 우리나라의 불행한 역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왜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5년의 짧은 기간임에도 시작과 끝이 한결같지 않은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퇴임 후가 더 아름다운 대통령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요?
다른 어느 때보다 참으로 가슴 아픈 것은 그가 교회 장로였고, 스스로를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자부하며 다녔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인이라고 해서 넘어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라면 자기 욕심을 따르지 않고 사랑과 정의를 추구했을 것입니다(렘 9:23~24). 거룩함을 드러내야 할 교회가 세상 사람들에게 부끄러움을 당해도 뭐라 할 말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전직 대통령의 구속을 지켜보면서 예수님이 생각났습니다. 비슷하면서도 너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과 대통령 모두 죄인으로 형벌 받았습니다. 예수님은 빌라도 법정에서 십자가형을 언도받았고, 이 전 대통령은 법원에서 범죄혐의가 인정되어 구속 수감이 결정됐습니다. 둘 다 중한 죄인으로 세상 법의 심판을 받는 것입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미 드러난 죄목만 해도 6가지이고 추가로 12개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죄가 없는 분이셨습니다. 재판장 빌라도까지 예수님의 죄를 찾지 못하였다고 말하면서 여러 번 놓아주려고 시도할 정도였습니다. 곧 이 전 대통령은 자기 죄로 인해 형벌 받는 것이고, 예수님은 우리의 죄를 대신해서 형벌 받으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머리 둘 곳도 없이 가난하게 사셨고, 소외된 자들의 친구가 되셨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환호하며 따랐지만, 예수님은 인기에 영합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영혼을 구원하고자 하는 사명을 따라 길을 가셨습니다. 그분은 언제나 가르치시고, 전파하시고, 고치시는 일에 자신의 전 삶을 드리셨습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시려고 고난 받으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입니다. 그분이 우리의 진정한 왕이십니다.
이 전 대통령이 그분을 따르는 제자로 살았다면 이렇게 수치 당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세상의 만족이 아닌, 십자가의 주님을 따랐다면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남았을 것입니다.
우리 교회 예수청년들과 함께 지난 13주 동안 성장반 훈련을 하면서 은혜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들은 모두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음을 선포하며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단했습니다. 십자가의 주님을 따르는 예수청년들, 그들이 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영적리더들이 될 것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