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선물

지난 월요일 아침, 6시간을 운전하고 달려서 강원도 속초에서 열리는 칼넷 국제포럼의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전국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온 제자훈련 사역자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주님의 제자들을 세워가기 위해 치열하게 사역하는 동지들이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 혼자, 우리 교회만 바라보고 열심히 제자훈련을 해왔었는데, 나처럼 아니 나보다 더 열정적으로 사역하는 제자훈련 목회자들을 만난 것입니다.
그들은 모두 한국교회의 등대 같은 역할을 하신 고 옥한흠 목사님의 주님사랑, 영혼사랑, 교회사랑을 본받아서 제자훈련에 온 열정을 쏟아 붓는 사역자들입니다. 제자훈련 목회철학을 붙들지 않았다면 훨씬 수월하게 사역할 수도 있었을 텐데, 고생을 자초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어느 목사님은 매주 토요일 새벽 4시에 제자훈련을 한다고 합니다. 저녁 늦게 퇴근하고 토요일에도 출근하는 성도들을 위해서 특별히 그 새벽시간에 모이는 것인데, 벌써 10년이 넘도록 해왔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사역하다가 쓰러져서 구급차에 실려 가는 일도 많았지만 결코 그 사역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 사역간증을 들으면서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 역시 온 힘을 기울여 제자훈련을 하고 있고, 토요일 새벽 6시에도 수년에 걸쳐서 했었지만, 그 목사님의 열정에는 비할 수가 없었습니다.
많은 목사님들이 성도들을 복되게 하기 위해, 예수님 닮은 제자로 세우기 위해 매일같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씨름하는 것을 당연시 여겼습니다. 새벽 5시에 집을 나와서 밤 11시에 집에 들어가는 것이 다반사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자 삼는 사역은 그들의 심장을 뛰게 했던 것입니다. 성도들이 복음의 은혜를 누리고, 예수님 닮은 제자로 세워지는 것이 그들의 기쁨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자훈련 동지들을 만나면서 안타까움도 있었습니다. 목사님들의 헌신 이면에는 사모님들과 자녀들의 아픔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살리고 세우는 일에 매진하다가 자신의 가정은 제대로 돌보지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선배목사님들은 후회스러운 마음으로 후배들에게 그런 우를 범하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이번 칼넷 국제포럼에서 강의와 토론, 교제를 통해 목회 본질로서의 제자훈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다시금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주님이 맡겨주신 귀한 사명, 곧 제자훈련은 나 자신과 우리 교회에 주신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제자훈련(새가족반, 성장반, 성경반, 사역훈련 포함)을 통해 우리 자신과 가정, 교회가 누리는 영적인 복이 얼마나 큰지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복음의 은혜를 깨닫고, 인격이 변화되고, 그래서 개인과 가정의 삶이 달라졌습니다. 또한 다음세대를 세우는 일과 민족의 복음적 통일을 위한 준비, 복음전도와 선교, 하나님나라의 임하심을 위해 교회는 달려가고 있습니다. 모두 건강한 교회라는 증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