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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함의 은혜



어느새 12월입니다. 마지막 남은 달력 한 장도 자기의 역할을 다하고 스러질 날을 기다리고 있는 듯합니다. 매달마다 빼곡히 씌어 있는 책상 위의 달력도 제 사명을 잘 감당하고 있습니다. 비록 쓰임 받는 물건에 불과하지만, 1년 동안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저의 일정을 보조했습니다. 때로는 중요한 기록들이 담겨있어서 당분간 버리지 않고 보관해놓기도 합니다.


그러나 내 주변에는 비교할 수 없이 귀한 분들이 많습니다. 사랑하는 봉선중앙교회 성도님들 이야기입니다. 복음의 은혜를 함께 누리고, 믿음으로 살고자 씨름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분들로 인해 힘을 얻기도 하고, 나의 가치가 상승되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사랑하기에 아프고 눈물 흘리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내 곁에 함께함이 감사하고, 은혜일뿐입니다.


요즘에는 매일 교회에 출근하듯이 오는 집사님이 계십니다. 모처럼 시간이 많이 난다고 교회 이곳저곳을 살피면서 돌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여러 성도님들이 지난 11개월 동안 이런저런 맡은 일들을 잘 감당해주셨습니다. 지난 이틀간 교회 김장을 위해 수고한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복음의 은혜를 알기에 섬김의 자리에 기쁨으로 참여한 분들 때문에 한 해 동안 밥상에 둘러앉는 성도들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우리 교회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아는 성도님들이 많아서 좋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복음’으로 만나고, 주님의 생명으로 사는 자들 말입니다. 복음을 만난 사람은 자기주장이 없습니다. 욕심도, 자랑거리도 없습니다. 바로 죄에 대하여 죽은 자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이제부터는 하나님 앞에서 새 생명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런 성도님들로 가득한 교회가 사랑이 넘칩니다. 주님나라에 대한 비전이 분명하고, 사명을 위한 헌신이 있습니다. 우리 봉선중앙교회에는 그런 분들이 많아서 좋습니다. 그들이 있어 든든합니다. 모두가 작은 예수입니다.


올해 우리 교회 양육⋅훈련 과정도 다 마무리 돼가고 있습니다. 올 한해도 새가족반, 성장반, 제자반, 사역반, 어 성경이 읽어지네! 성경반 등 복음사역을 위해 쉼 없이 달렸습니다. 영혼을 살리고 세우기 위해서였습니다. 훈련 소그룹을 인도하면서 내가 받는 은혜 역시 엄청났습니다. 나 자신도 복음 앞에 서는 시간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12월 말부터 2월까지는 훈련 없이 약간의 쉼과 새해사역을 준비하고 시동을 거는 시간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겨울에 ‘청년성장반’을 인도해달라는 요청이 여기저기서 들어왔습니다. 고민이 됐습니다. 지금까지 청년들이 너무 소중해서 담임목사가 그들과 소통하며 돕는다는 생각으로 청년성장반을 4회 인도했습니다. 그러나 매년 하기는 어렵고 2년에 한번 정도 인도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요청을 받고는 나의 생각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이고, 예비청년들을 비롯한 젊은이들을 복음으로 세우는 일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힘겹지만 그저 주님 따르고자 합니다. 사랑하는 청년들과 함께 할 생각을 하니 벌써 가슴이 부풀고 있습니다. 은혜 베푸실 주님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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