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을 푸르게

우리의 조국 땅인데, 참 멀리 돌아서 갔습니다. 서울을 출발해 중국 베이징을 거쳐 오랜 기도제목의 땅 북한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아무나 쉽게 갈 수 없는 평양 한복판을 두 발로 밟고 서있는 게 감격스럽기만 했습니다.
평양 해방산호텔에 머무르면서 매일 새벽마다 평양을 가로지르는 대동강변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평양 대동강변은 1866년 제너럴셔먼호를 타고 온 한국 최초의 선교사 로버트 토마스 선교사님의 피가 뿌려진 곳입니다. 그의 순교정신이 깃들어 있는 강변을 걸으면서 평양이 다시 부흥케 되기를 기도했습니다. 대동강을 사이에 두고 김일성 광장과 주체사상탑이 마주하고 있는데, 주체사상탑 대신에 십자가탑이 높이 세워지고 김일성광장에서는 열병식이 아닌 평양부흥집회가 열리는 날이 속히 오면 좋겠습니다.
우리 교회 마당에서 채취한 흙을 가져다가 대동강변에 흩어 뿌리고, 그곳의 흙을 담아왔습니다. 이제 그 흙은 우리 교회 마당에 뿌릴 것입니다. 이곳에서 역사하는 복음의 능력이 그 땅에서도 회복되기를, 150여 년 전 토마스선교사의 피흘림의 순교정신이 이 땅에도 전이되기를 열망하는 상징적 행위입니다.
북한에서의 5박 6일 일정은, 평양에 머무르면서 동쪽 끝으로 강원도 원산, 서쪽 끝으로 평안남도 남포시와 온천군, 남쪽으로 판문각과 개성을 돌아보고 왔습니다. 폐쇄된 나라에서 특별히 많은 곳을 다닌 편인데, 목격된 그 땅의 모습은 곳곳마다 민둥산이었습니다. 5월의 푸르름을 그 땅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야말로 황량한 나라인데, 그 땅의 메마른 영적인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평양을 비롯해 가는 곳마다 가장 많이 눈이 띤 것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마을 입구에 높이 세워져있는 하얀색 영생탑입니다. 거기에는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북한에서는 그들이 하나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런 영생탑이 북한 전역에 4,000여개가 있다고 합니다.
과거 선교사님이 피흘려 복음을 전한 땅, 1903년 원산부흥, 1907년 평양대부흥이 일어났던 축복의 땅이 그렇게 황폐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떠나 김일성주의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임마누엘의 믿음이 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북한 전역에 많은 나무가 심겨져 조국이 푸르게 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 주민들의 생활 형편도 나아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 시급하고 간절한 소망이 있습니다. 젊은 시절 많이 외쳤던 구호입니다. “민족의 가슴 마다 피묻은 그리스도를 심어 이 땅에 푸르고 푸른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게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