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들의 잔치

태풍이 온다고 해서 마음을 졸였습니다. 주님은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하시겠지만, 그 주님을 신뢰하면서도 비가 많이 내리면 유치부 여름성경학교에 지장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기도했습니다. 부모들에게 상황을 뛰어넘는 믿음을 주셔서 아이들을 하나님 품으로 데리고 나오도록 말입니다. 어린 자녀들에게는 교회 오는 것조차 부모들에게 결정권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부모들에 의해 아이들의 믿음생활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오전 9시 30분, 비가 많이 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북적북적했습니다. 시작도 하기 전에 우리 꼬맹이들은 신나게 뛰어놀고 있습니다. 자기들을 위한 잔치가 벌어진 줄 알고 주인공노릇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름성경학교 이틀간 최고로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맘껏 뛰고, 맘껏 즐기고, 맘껏 은혜를 채우는 시간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오전 특별한 오프닝 활동으로 시작해서 설교말씀, 반별 학습, 글 없는 책으로 복음을 알아가는 복음방 코너, 북한에 대해 소개받고 옥수수 죽을 맛보면서 선교를 배워가는 선교방 코너, 그리고 여러 가지 신나고 즐거운 활동 모두가 성령님이 일하시는 시간이었습니다. 첫날 일정이 오후 4시가 넘어서 끝났는데, 아이들의 얼굴에는 즐거움으로 충만했습니다. 그냥 집에 가는 것이 아쉬운 듯이 미적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함께 했습니다. 우리교회 다음세대 중에서도 막내둥이들의 잔치에 온 교회 식구들이 마음을 모으고 힘을 모았습니다. 아이들은 27명이 모였는데, 그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교사로, 도우미로, 주방봉사로 섬겼습니다. 교회가 비좁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마치 1980년대 내가 다녔던 교회의 모습을 보는 듯했습니다. 당시에는 많은 교회들이 여름성경학교만 하면 정말로 교회 잔치였습니다. 아이들만 모여서 성경학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 청년, 학생들이 다 나와서 함께 섬기면서 즐거워했습니다. 우리교회가 그런 교회가 되었습니다.
권사님, 집사님들이 주방을 오가면서 아이들의 식사와 간식을 준비해줬습니다. 아이들 앞에서 우산퍼포먼스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 분들도 있습니다. 스데반 젊은 집사님들은 전날 밤 10시가 넘어서까지 아이들 놀이기구를 준비하느라 수고했습니다. 다음세대를 사랑하는 어른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무척 감사하기만 합니다.
누구보다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 사랑하는 예수청년들입니다. 역시 우리 교회 청년공동체는 살아있다는 증거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청년들이 함께 하며 섬겨줬습니다. 그들 덕분에 어린 유치부 아이들 한명 한명을 다 돌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루 종일 애쓰면서도 누구 하나 피곤한 기색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은혜로, 사랑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이 청년들 속에는 덩치나 믿음의 수준이 청년 같은 중등부 학생도 있었습니다. 그가 누구일까요?
다들 고맙습니다. 오직 주님께 영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