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한 사람

가을을 맞이하며 또다시 양육훈련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수요 성경반 때문에 고민을 했었습니다. 몇 주 전에 모집광고를 내고 나서 개강을 앞둔 지난 주일까지 세 사람이 신청서를 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타교회 목사님 부부를 제외하면 우리 교회 성도님은 단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성경반을 매주 두 시간 넘게 강의하기 위해서는 그 몇 배의 준비가 필요하고, 그렇게 13주간 진행하려면 엄청난 수고를 들여야 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아내가 이번 텀에는 마더와이즈를 새로 시작하면서 4개 반을 인도해야 하는 상황이라 많은 부담을 지우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난주일 오후 부득이하게 수요 성경반을 폐강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굳이 수요 성경반을 해야 한다고 나를 설득합니다. 그 이유는 그 한 사람의 성도님은 몹시 은혜를 사모하고 있고, 또 우리 교회가 오래전부터 진행하고 있는 제자훈련은 한 사람이라도 소중히 여기는 ‘한 사람 철학’으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내의 그 얘기를 듣고 잠시 ‘한 사람의 소중함’을 놓친 것 같아서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소그룹 제자훈련 사역을 해오면서 ‘한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잘 감당하지 못했고 열매도 없었을 것입니다. ‘한 사람’이 소중했기에 어떻게 해서든지 영적인 복을 누리게 하려고 애써왔습니다. 성도님들이 모두 훈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시간을 다양하게 운용한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주일 오후뿐만 아니라, 평일 저녁, 토요일 새벽, 심지어 월요일 저녁에는 1년 동안 두 사람과 훈련하기도 했었습니다. 광주에 몇 개월 머물기 위해 온 중학생 한명을 데리고 목양실에서 일대일 제자훈련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우리 부부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새가족을 담당한 장로님 역시 우리 교회 새로 등록한 분들을 그런 마음으로 섬기고 계십니다. ‘한 사람 철학’으로 한분 한분을 사랑으로 섬기고 있고, 새가족 모임에 부득이하게 못 나오신 성도님과는 일대일로 보충 양육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남자 성도님의 아파트 주차장까지 찾아가서 승용차 안에서 양육한 적도 있을 정도랍니다.
예수님은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자기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막8:36)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시 말하면, 한 사람은 천하보다 귀하고,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참으로 귀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은 존재이고, 영혼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그 한 생명을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에서 어마어마한 값을 치르셨습니다.
‘오직 한 사람’은 너무나 소중한 존재입니다. 한 사람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는 것입니다. 주님의 교회는 천하보다 귀한 한 사람 한 사람이 함께 모이는 곳입니다. 이사야 선지자를 통한 하나님의 비전을 봅니다. 작은 자 한 사람이 천 명을 이루고, 약한 자 한 사람이 강국을 이루는 것입니다(사 6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