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치의 벽을 넘으면

"1인치 장벽을 뛰어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영화 '기생충'으로 골든글로브상을 수상하면서 한국 영화 역사를 새로 쓴 봉준호 감독의 수상소감입니다. 미국인들은 영화자막을 읽는 것을 싫어해 자막이 있는 해외영화를 몹시 꺼린다고 합니다. 그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있던 봉 감독은 그 1인치 자막의 장벽만 넘으면 좋은 영화를 많이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입니다.
우리 역시 1인치의 벽에 부딪혀 손해 보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입니다. 무슨 일을 해보기도 전에 지레 겁부터 먹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1인치를 뛰어넘지 못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열두 해 동안 혈루증으로 앓던 여인이 예수님의 뒤로 와서 그 겉옷 가를 만졌을 때, 구원받고 고침 받는 역사가 일어났습니다(막 5:25~34). 만약에 그 여인이 자신의 부정함 때문에 스스로 정죄감에 빠져서 예수님께 나가지 못했다거나, 예수님의 옷에만 손을 대어도 구원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없어서 손을 대지 않았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여인은 그 어느 누구로부터도 위로받지 못했고, 의학적으로도 더 이상 희망을 찾을 수 없는 한계상황에서 그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은 것입니다. 오직 예수님을 믿는 믿음으로 가능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도 1인치의 장벽이 높이 세워져 있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지 못해서 수시로 벽이 생기는데, 그 벽을 허물고 다가가지 못합니다. 그러나 마음을 열고 그 1인치의 벽을 뛰어넘게 되면 회복의 역사가 일어납니다. 사랑의 눈길로 바라보고, 섬김의 손길을 내밀 때, 그 단단했던 1인치의 장벽은 어느새 사라져있을 것입니다.
우리들 대부분의 문제는 견고한 여리고성, 물이 철철 넘쳐흐르는 요단강, 거인 골리앗 같은 엄청난 장애물이 아닙니다. 어떤 분들은 오늘도 그런 상황에 처해 있기도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그런 일은 인생을 살면서 특별하게 겪는 환난일 것입니다. 우리는 주로 1인치도 안 되는 장벽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매고 있는 듯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당신을 가로막고 있는 1인치의 벽은 무엇입니까? 하나님께, 그리고 사람들에게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그 1인치의 벽은 무엇입니까? 우리 개인의 삶, 교회의 사역, 주님나라의 일을 방해하는 그 1인치의 벽은 무엇입니까? 우리가 두려워하고 머뭇거리면서 그 1인치를 넘지 못할 때, 우리 안에 참된 만족은 없습니다. 결코 풍성한 은혜를 누릴 수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별것도 아닌 그 1인치가 여리고성이 되고, 골리앗이 되어 있었습니다.
믿음의 망치로 깨부수어야 합니다. 1인치의 벽을 방치해두면 안 됩니다. 그것을 허물고, 뛰어 넘어야 주님의 역사를 보게 됩니다. 훨씬 더 풍성한 은혜를 맛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