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 길이냐?


지난 월요일, 아내와 단둘이서 화순 모후산으로 등산을 다녀왔습니다. 5년 전에 안수집사, 권사 피택자들과 함께 힘들게 올라갔던 곳으로 이번에는 특별한 경험을 한 산이 되었습니다. 산행코스는 동북면 유천리에서 출발해서 용문재를 지나 정상에 오르고, 하산할 때는 유치재를 거쳐 다시 유천리로 내려오는 것입니다. 거리는 약 7.3km이고, 전체 3~4시간 정도 소요될 것을 예상하고 출발했습니다.


등반을 시작하고 나서 한 30분 정도 올라갔더니 눈앞에 펼쳐진 삼나무 숲길이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삼나무 숲길은 너무 습했지만, 하늘로 높이 뻗은 삼나무들과 그 나무들 사이사이로 보이는 하늘 풍경, 그리고 숲속에 넓게 퍼진 햇살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잠시 영화 속의 주인공이라도 된 듯이 숲길을 걸었는데, 숲속의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머리도 맑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환상의 길을 걷는 것도 잠시, 모후산 등반 역시 만만찮은 코스로 헉헉대며 올라갔습니다. 그렇게 정상에 도달해서 사방을 둘러보니 이름은 다 알 수 없지만 수많은 산들이 모후산 정상에 서있는 나를 둘러서고 있었습니다. 어느 산이 무등산이고, 어느 산이 백아산이고, 어느 산이 월출산인지 분간은 안 되지만, 얼마나 아름다운지 잘 올라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이 맛에 아무리 험한 산이어도 등산을 다니는가 봅니다.


이제 내려가는 길은 좀 수월하다고 합니다. 유치재까지만 가면 거기서부터는 30~40분이면 유천리에 도착할 수 있다는 정보를 미리 입수했습니다. 그런데 유치재에 와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유천리로 가는 이정표가 보이지 않는 겁니다. 이정표가 있긴 했지만, 유천리행은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왔다갔다하면서 살펴보다가 하나 밖에 없는 길로 내려갔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갔는데, 그마저 길이 없어졌습니다. 산은 온통 작은 대나무 숲(조릿대 숲)으로 덮여있었고, 어느 순간 그 속에 파묻혀버렸습니다. 앞은 안보이고, 발밑에는 뭐가 있는지 알 수도 없었습니다. 날카로운 조릿대 잎을 헤치면서 조심조심 길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겨우 조릿대 숲을 빠져나오니 이제는 대나무 숲이었습니다. 운치는 있어 보였지만, 길은 보이지 않습니다. 복음성가가 생각났습니다. “한 눈먼 사람이 소리쳤네~ 어디가 길이냐 어디가 길이냐 말해다오~”


그렇게 고생고생을 하면서 결국 산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예상 시간보다 2시간 정도는 더 걸렸습니다. 어쨌든 무사히 내려올 수 있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내려간 곳이 어딘지 몰랐습니다. 무작정 30분 이상을 또 걸었습니다. 한참을 걸어 나왔는데, 거기가 주암호였습니다. 화순에서 올라가서 순천으로 내려온 것입니다.


이정표가 잘못됐는지, 아니면 우리가 제대로 된 이정표를 못 봤는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이정표가 잘못됐었다고 끝까지 우기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정표를 못 본 것도, 잘못된 이정표를 따라간 것도 문제였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바른 이정표인데, 몰랐다고 하든가 따라가지 않으면 낭패를 보게 될 것입니다. 주변이 아무리 좋아 보인다 해도, 그것보다 이정표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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