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먹는 교회!!

광주에서 안동, 영덕, 포항, 경주, 밀양, 창원, 진주, 그리고 전라남도를 거쳐 다시 광주로, 찍고, 찍고, 찍고 하면서 차를 달렸습니다. 처음으로 경상도 전역을 다녀봤습니다. 경상북도 위로부터 경상남도 아래로 한 바퀴 돌아본 것입니다. 가족들과 3박4일 휴가를 간 것도 처음입니다.
민족복음화를 외치고, 조국을 위해 기도한다고 하면서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조국 땅이 너무 많았습니다. 특히 호남에서 멀고도 멀게만 느껴졌던 영남이었는데, 아주 가깝고 전혀 다르지 않은 조국 땅이었습니다. 그곳에도 아름다운 산천이 있었고,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제야 그 땅 곳곳을 둘러보며 하나의 조국 대한민국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 북한도 다녀왔으니까, 영남과 호남 그리고 남과 북 전체를 하나로 꿰어 맞추면 될 것 같습니다. ‘아, 아름다운 대한민국!’
하지만 여행 내내 조심조심, 사람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해 다녔습니다. 카페에 들어갔다가도 사람들이 많아서 다시 나오기도 했습니다. 많은 시간을 주로 차를 타고 다니면서 눈요기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력이었습니다. 한편 틈틈이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합니다. 그날 확진자는 얼마나 나왔는가, 사랑제일교회로 인해 얼마나 파장이 일어나는가가 주관심사였습니다. 한국교회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속상합니다.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교회가 세상에 덕을 끼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상 정부, 세상 언론, 많은 국민들로부터 문제덩어리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그 많은 뉴스들이 교회관련 기사에 다 묻혀버렸습니다. 억울한 마음도 듭니다. ‘왜 그렇게 무책임하게 행동해서! 방역수칙도 지키지 않아서! 이 지경이 되도록 만들었나!’ 그 교회를 탓하기도 합니다. 많은 교회들이 큰 소리로 ‘그 한두 교회가 문제이지, 우리는 아무 문제없습니다!’라고 외치고 싶어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세상 사람들이 볼 때는 다 같은 ‘교회’일 뿐입니다. 우리는 더 성경적인 교회, 덜 성경적인 교회, 책임 있는 신앙, 무책임한 신앙 등으로 나누고 싶어 하지만, 세상이 볼 때는 다 같은 ‘기독교’일 뿐입니다. 아무리 억울함을 얘기해봤자 그들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가 잘못하는 것 없이 믿음으로 잘 살아도 욕먹고 핍박받을 수 있습니다. 그게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런데 더더구나 이웃에 해를 끼치면서 잘못하고 있는 교회라면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그저 엎드려서 숨죽이고 기도할 때입니다. 십자가에 올라가서 ‘나 죽었습니다!’를 다시 고백할 때입니다. 세상을 향해서는 ‘진심으로 미안합니다’라고 말할 때입니다.
제대로 욕먹는 날이 오길 기다릴 뿐입니다. 예수님처럼 용서하고 예수님처럼 사랑하는 것 때문에 바보 취급받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것 때문에 욕먹고 미움당하는 교회와 성도들이라면, 정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멋진 삶일 것입니다.